쇼핑과 즐길거리 고민하다 `쥬라기월드` 백화점에 들였죠
페리를 타고 누블라섬으로 들어가면 영화 `쥬라기월드` 테마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역사상 가장 큰 육식동물로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로봇에 근육과 피부 질감을 살려 리얼하게 표현하는 애니매트로닉스 기술에 컴퓨터그래픽, 가상현실(VR)까지 더해 체험을 극대화한다.

유럽에서 순회 전시로 화제몰이 중인 `쥬라기월드 특별전`이 오는 28일부터 1년간 국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펼쳐진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오프라인 유통 매장 경쟁이 실내 서핑장은 물론 공룡 전시회까지 유치했다. 이 전시를 유치한 주인공은 롯데백화점에만 있는 MD전략부문 테넌트MD팀 이주현 팀장(43·사진)이다. 새 점포를 열 때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기존 점포 공간을 어떻게 색다르게 연출할지 고민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는 유럽과 호주 박물관이나 미국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던 쥬라기월드 라이브쇼를 백화점에 유치했다. 이 팀장은 해외에서 쥬라기월드 특별전 반응이 뜨겁다는 소식을 접하고 유니버설코리아에 제안했다. 당초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부터 투어할 계획이었던 공룡 발길을 한국으로 먼저 끌었다.

쉽지는 않았다. 공룡 모형 하중을 견디고 품을 만한 거대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필수였다. 이 팀장은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 도면을 샅샅이 검토해 6m 이상 층고와 하중을 견딜 공간을 찾아냈다. 김포공항점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 연결부 2082㎡(약 630평) 규모 공간을 확보했고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스토어 운영 인력까지 수혈했다.

이 팀장은 의류학을 전공했지만 2003년 백화점에 입사한 이래 상품본부에서 여성복과 해외명품, 자체브랜드(PB) 등 제품을 소싱해 온 MD 출신에 롯데아울렛 서울역점 점장도 맡아 최고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2017년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이 취임한 후 "상품만으로 큐레이팅하는 시대는 갔다"는 일성과 함께 MD전략부문을 신설하고 테넌트MD 팀장을 맡기면서 새로운 미션을 받았다.

이 팀장은 "신규 점포는 아예 설계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콘텐츠 유치가 용이하도록 제안하는 역할을 맡았고, 기존점은 공간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 궁리한다"고 밝혔다.

테넌트MD팀 첫 작업은 대형 백화점 최초로 만든 VR 테마파크 `몬스터VR`(건대점)였다. 키즈 특화 서점 `동심서당`이나 드레스 등을 대여하는 `살롱드샬롯`, 브루클린 거리를 부산롯데백화점 본점에 구현한 `빌리지7`, 식물을 키워 정원을 가꾸는 `소공원` 등 다양한 집객 공간을 연출했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개장한 `291포토그래프스`도 사진 기반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화제가 됐다. 이 팀장은 "백화점 안에 예술(art)을 끌어들여 고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는데 첫 작업이 사진이 됐다"면서 "개장 20일 만에 방문객이 몰리고 매출 기여도 높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출력할 수도 있고, 라이카 등 카메라를 구매하거나 독립 출판물도 접할 수 있어 인기다.

신진 작가부터 유명 작가 작품을 쉽게 접하고 `쇼핑`할 수도 있다. 사진 주제는 매달 바뀐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에릭 요한슨 전시의 프롤로그전을 이달 진행해 새로운 사진도 접하고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 팀장은 "콘텐츠를 큐레이팅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며 "전문업체들과 협업하면서 배우고 자체 경쟁력도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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